[한국저작권보호원] 시정권고 사례 | 뮤지컬의 ‘밀캠’ 파일을 판매 및 교환하는 블로그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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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저작권보호원] 시정권고 사례 | 뮤지컬의 ‘밀캠’ 파일을 판매 및 교환하는 블로그 게시물

|오진해 / 한국저작권보호원 보호심의부 변호사


김연뮤 씨가 좋아하는 A뮤지컬은 많은 명배우가 거쳐 간 대형 작품이다. 메인 캐스트는 늘 두 명, 세 명씩의 배우들이 담당해 회차마다 다른 해석과 매력의 무대를 볼 수 있다. 김연뮤씨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두 회차의 티켓을 예매했지만, 또 하나 보고 싶던 캐스트의 공연은 끝내 예매에 실패하고 말았다. 

혹시 취소표는 없나, 아쉬운 마음에 검색창을 배회하던 김연뮤 씨는 이상한 블로그 게시물을 하나 발견했다. 각종 공연명과 함께 배우의 이름과 날짜만이 수없이 나열된 암호 같은 게시물이었는데, 자세히 읽어 보니 게시물의 목적을 알 수 있었다.

“ㅁㅋ 판매, 교환합니다.”


ㅁㅋ? 불법 촬영물(몰카)인가 하고 놀랐지만, 잘 읽어보니 무대공연 촬영물의 은어인 “밀캠”을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밀캠도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이기는 하다. 대부분의 뮤지컬은 커튼콜 시간을 제외하면 녹음‧녹화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굳이 금지사항을 위반해가며 풀영상을 촬영하는 것이다. 암암리에 몰래 영상을 찍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 촬영된 영상으로 돈까지 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김연뮤 씨는 미처 몰랐다.

해당 게시물에는 수십 개의 비밀 댓글이 달려 있었는데, 아마 가격이나 교환 조건을 정하기 위한 교섭을 하는 것 같았다. 좋은 자리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촬영한 공식 영상도 아니고, 옹색하게 카메라를 숨겨서 찍은 영상을 아무리 많이 모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김연뮤씨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거의 매 회차 영상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 정말 좋을지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뮤지컬의 녹음‧녹화를 저작권법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저작권법 제104조의6은 영상저작물에 대해 특례 규정을 두어,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영상저작물(영화 등)을 영화상영관 등에서 허락 없이 녹화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뮤지컬은 연극저작물이지 영상저작물이 아니므로,1) 무대공연을 직접 녹화하는 경우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뮤지컬을 녹화하는 것이 저작권법상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법원은 뮤지컬 공연 전체를 극단 측의 허락 없이 녹화하고 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 사안에 대하여, 복제권 및 구 저작권법상의 방송권 등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고 보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던 바 있습니다.2)

이러한 사례와 달리 순전히 개인소장 목적으로 녹화할 경우 저작권법 제30조의 사적 복제에 해당할 여지도 있지만, 사적 복제의 경우 비영리 목적으로, 그리고 개인 또는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만 이용되어야 한다는 엄격한 제한이 존재합니다. 사례와 같이 인터넷을 통해 판매 또는 교환된다면 이미 사적 복제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밀캠’ 파일이 뮤지컬과 실황 영상‧음반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권리자들은 공연의 허락 없는 녹음‧녹화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뮤지컬 애호가라면, 녹음‧녹화 자체가 배우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등 공연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함께 생각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는 최근 위와 유사한 사례에 대하여, 심의 대상 게시물이 불법복제물의 전송을 매개하는 저작권 침해 정보에 해당하고, 원저작물의 합법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당하다고 보아 게시물의 삭제‧전송중단 및 게시자에 대한 경고의 시정권고를 가결하였습니다.3)

※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저작권법 제133조의3에 따라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저작권 등을 침해하는 불법복제물등에 대한 삭제‧전송중단과 게시물을 올린 사람에 대한 경고의 시정조치를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권고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시정권고 제도를 통하여 온라인에서의 저작권 침해를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자율적 조치로 신속하게 차단하고, 저작권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에게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를 미리 알려 저작권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습니다.


1) “영상저작물”은 연속적인 영상(음의 수반여부는 가리지 아니한다)이 수록된 창작물로서 그 영상을 기계 또는 전자장치에 의하여 재생하여 볼 수 있거나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저작권법 제2조 제13호). 즉 무대공연 중인 뮤지컬은 영상저작물이 아니지만, 이를 촬영한 실황 DVD는 영상저작물에 해당합니다.

2) 서울고등법원 2002. 10. 15. 선고 2002나986 판결, 대법원 2003. 3. 25. 선고 2002다66946 판결(상고기각)

3) 한국저작권보호원은 뮤지컬 공연 무단 촬영물의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하여 올 연말까지 ‘뮤지컬 밀녹‧밀캠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사례와 같은 밀녹‧밀캠 거래 글을 발견하시면 지체 없이 https://copy112.or.kr로 신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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